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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상공인대회 ‘유감’

- 보여주기와 보기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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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보기’의 주체인 동시에 ‘보여주기’의 존재다. 두 개의 동공 안에 타인과 세상을 담아 보고, 타인의 동공에 비친 자아가 내면에 들어와 삶을 자극한다. 삶은 ‘보여주기’와 ‘보기’로 뒤섞여 있다.

 

보기는 ‘입력(in put)’이다. 심어야 거두고 먹어야 힘을 낸다. 입력이 있어야 출력이 가능하다.

성숙한 자아일수록 ‘보기’에 집중한다.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보기’에 인색하지 않다. 다양한 세상과 지식과 정보를 담은 동공은 풍부한 경험치를 통해 내면의 깊이를 더해간다. 끊임없이 ‘보기’로 채운 자아는 풍요롭다.

 

보여주기는 ‘출력(out put)’이다. 꾸미고 가꾸어 내어놓는 일은 보여주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의지의 산출이다.

‘보기’보다 ‘보여주기’를 향한 에너지 발산이 많으면 가난해진다. 입력과 출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위태로워진다. 채우지 않은 자동차는 달릴 수 없다. 뿌리지 않은 씨는 거둘 수 없다.

 

지난 21일(토)부터 24일(화)까지 3박 4일간 제1회 미주한인상공인대회가 달라스에서 개최됐다.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하고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가 주최한 이 대회에는 한우성 재외동포 이사장과 기춘 사업이사가 직접 참가해 의미를 더했고, 몇몇 첨단기술 사업체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화려한 행사장 속 내외빈들은 개회식이 끝난 지 네시간만에 폐회식이 개최된 스펙터클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미주 한인 상공인들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한국내 우수기업의 미주진출을 돕고자 마련된 대회 취지만 되뇌며, 그나마 몇 개 되지 않는 공허한 기업부스를 애써 외면했다.

 

극대화된 ‘보여주기’는 실체를 가리는 장막을 동반한다. 거대한 명분과 장황한 이미지를 이용해 보는 이들의 눈을 가리고 현혹한다. 보여주기식 구호와 현수막이 많을수록 볼 것이 없는 이유다.

 

3박 4일의 미주한상대회는 실상 하루도 다 채우지 못했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개회식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오후 5시 20분 폐회식을 열었다. 오찬과 MOU 체결 등 홍보 및 기타 행사를 제외하면 ‘기업소개’ 명목으로 진행된 실제 사업은 불과 1시간 30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어떤 사업이나 행사든 질적인 컨텐츠와 양적인 흥행 모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컨텐츠에 성공하더라도 흥행에 실패하기 쉽고, 흥행에만 몰두해 보여주기식 행사로 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여주기’보다 ‘보기’에 더 집중하고 주목해야 한다. ‘보여주기’에 몰두하다 보면 실체는 사라지고 허상만 남기 때문이다.

 

한인상공인대회가 미주에서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언론 뿐 아니라 미 전역의 한인 언론들이 기사로 다뤘을 만큼 대내외적인 주목도 쏟아졌다.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취지에 공감했던 만큼 행사에 공허함을 느낀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취지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성과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우선돼야 한다. 이왕 나랏돈 써가며 시작한 행사라면 ‘보여주기’를 통해 가난해지기보다 ‘보기’를 통해 풍요로워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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