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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폭력? 진실폭격!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편집국장 editor@inews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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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전, 가짜 목사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대학 학력은 물론 신학대학과 대학원 졸업장, 목사 안수증까지 위조했던 그는 수년간 지역 교계 지도자로 활동해 큰 충격을 줬다.

 

기사가 보도된 후 반향이 엄청났다. 해당 교단은 목사 명부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제명) 조치했고, 지역사회 내의 파장은 쉽게 사그라지질 않았다.

 

전화가 빗발쳤다. 분노에 대한 공감과 응원의 전화였다. 단 한 통만이 예외였다.

수화기를 타고 그는 말했다. 그렇게까지 낱낱히 조사했어야 했냐고, 같은 동네에서 얼굴보며 살아갈 사람한테 그랬어야 했냐고, 그의 딸이, 그의 가족이 받을 상처를 생각해보지 않았냐고.

둔탁한 둔기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전화한 이에게 십여년간 교회와 교계와 교인을 속여온 가짜목사의 거짓행각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팩트를 밝힌 기자는 가해자였고, 기사는 폭력이었다.

 

처음 ‘팩트폭력’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당시의 일이 오버랩 된 건 자연스런 일이었다.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로 이뤄진 팩트가 드러나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폭력적으로 느껴진다’는 의미. ‘팩트폭력’은 ‘팩트’를 생명으로 여기는 ‘기자’에게 미묘한 반감을 일으키는 용어일 수밖에 없었다.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그 해를 대표하는 단어로 ‘Post Truth(탈진실)’를 선정했다. 팩트 폭력이란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도 정확히 이 때부터다.

 

'포스트 트루스'는 ‘팩트 불신’의 또 다른 이름이다. 팩트를 무시하는 현실의 또다른 모습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지구온난화 우려가 무시되고, 정치인생을 파멸시킬 정도의 성추문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며, 총기사고의 원죄가 총기에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조차 현실 속에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옥스퍼드 사전은 '포스트 트루스'를 "객관적인 사실과 진실보다 감정호소나 개인적 신념이 여론 형성에 더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사실보다 감정이, 진실보다는 관계가 우선인 게 이민사회다. 좁은 이민사회만큼 탈진실의 파급력이 빠른 곳은 없다. 인간관계에 연연하다보면 눈빛 한번에 진실을 외면하고, 악수 한번에 마음이 약해져 거짓이 덮여지기 일쑤다.

 

i뉴스넷 단독보도로 촉발된 경남 창원의 ‘항공료 지급 논란’이 지난 7월 불거진 ‘매관매직 논란’과 맞물리며 미주한인상공인연합회내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강영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총연 집행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집행부 탄핵을 추진할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팩트가 누군가에게 감정적 폭력이 될지언정 사실을 외면할 수 없는 게 언론이다. 기사에서 팩트는 폭력이 아니라 진실이다.

 

문득 10년전 전화가 생생히 기억난다. 또다시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될 지 모른다는 예감이 엄습한다. 더욱 엄숙한 자세로 신발끈을 고쳐 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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